세상보기

욕실 수리하다

사회선생 2022. 1. 26. 21:09

욕실의 변기가 깨졌다. 언제 왜 깨졌는지도 모르겠는데 금이 가서 물이 새고 있었다. 작정하고 욕실을 살펴보니 수전도 벽에서 살짝 떨어져 덜컹 거리고, 욕조와 바닥 타일 사이의 실리콘 상태도 그렇고, 욕실장도 살짝 비틀어졌고, 조명은 위치나 조도가 마음에 안 들고.. 문제점들이 눈에 띈다. 그래서 핑계 김에 욕실을 리모델링 하기로 마음 먹었다. 

 

친구가 욕실 리모델링만 전문으로 한다는 곳을 소개해 줬다. 자신이 그곳에서 했는데, 사장님이 바가지 씌우지 않고 꼼꼼하게 일처리 잘 해 줬다면서 상담을 받아 보란다. 아침에 사장님과 통화하니 어떤 자재로 어떻게 공사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덧방으로 한다고 했을 때, 대략 200-300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며, 방문해서 상의 후 견적을 정확히 내 줄 수 있단다.  

 

그런데 우리집 욕실을 살펴 본 사장님은 말했다. "아유, 이 정도면 그냥 변기만 교체해서 쓰셔도 될 거 같은데요. 리모델링 하기에는 아직 쓸만해서 아까워요. 여기 실리콘이나 다시 바르고, 수전 교체하는 정도에서 수리하세요. 고객님이 해 달라면 저야 돈도 벌고 좋지만 아직 안 해도 될 거 같아서 말씀드려요. 살면서 공사하는거 먼지도 많이 나고 불편하기도 하구요. 그 정도를 감수하면서 할 정도는 아니에요." 

 

"사장님, 그렇게 장사하셔서 돈 많이 버시겠어요? 쓸만해도 해야 한다고 하셔야 돈 벌죠." 그러면서 나는 알겠다고 그럼 사장님 의견대로 하겠다고 하고 다음 날 두 시간 정도 들여 화장실을 고쳤다. 새로운 변기를 설치하고, 욕조 주변 실리콘을 다시 바르고, 수전을 바꾸니 다시 깔끔해진 느낌이다. 

 

과소비를 막아준 욕실 사장님 땡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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