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왜 길냥이에게 밥을 주냐고?

사회선생 2021. 11. 18. 09:18

뜻 맞는 사람들 몇과 우리 동네 길냥이들 밥을 주고 있다. 길냥이 밥 주는 문제는 개식용 문제 만큼이나 우리 사회에서 논쟁이 되는 일이다. 논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아직 후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고양이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부터 '그렇게 걱정되면 데리고 가서 키우라'고 빈정거리는 사람부터 '길냥이도 생태계의 일부이므로 적자생존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나름대로 논리를 세우려는 사람들까지... 이렇든 저렇든 길냥이를 보호하려는 사람들을 욕하는 사람은 많다.   

 

고양이 혐오자나 빈정거리는 사람들과는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데, 사실 이런 사람들이 제일 문제다. '무조건 싫어. 내 눈에 띄게 하지 마.' 인간들은 참 잔인하다. 인간 사회의 '적자생존' '약육강식'은 비인간적이라고 그렇게 싫어하면서 동물들은 예외라고 한다. 따지고 보면 인간도 동물이건만, 그 사실은 잊어버린다. 동물과 사람을 구분한다. 그 기준이 뭘까? 지능? 세 살 짜리 아이의 지능보다 우리집 개 해리의 지능이 훨씬 높다고 나는 장담할 수 있다! 

 

다시 길냥이 이야기로 돌아와서. 도시의 길냥이는 적자생존에 맡기면 인간에 의해 멸종된다. 인간이 야생동물이 살 수 있는 자연 환경을 훼손하여 - 인간은 개발이라고 부르고 동물은 파괴라고 할 거다. - 흙은 콘크리트로 덮어버리고, 나무와 풀은 가지런히 잘라 놓고, 가끔 벌레라도 생길라 치면 소독약 뿌려 대고, 쓰레기 냄새 난다고 쓰레기는 봉투에 넣어 지하통로로 넣어 버린다.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도심의 새인 비둘기 정도? 모르긴 해도 그 조차도 혐오스럽다고 허용되지 않을 것 같다.

 

야생동물에게 생태계는 자연이라는 전제 하에 유지된다. 그런데 그 전제가 완전히 파괴됐다. 자연이 없는데 생태계의 질서를 위해서 야생고양이를 그대로 두라고? 자연 환경이 사라진 도심에서 이미 모든 네 발 달린 야생동물은 사라졌다. 네 발 달린 동물은 커녕 두 발 달린 새들도 그렇다. 부엉이도, 매도, 제비도, 독수리도 이제는 보기 힘들다. 동물 복지 차원에서 동물도 제대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렇게 못 한다면 생존이라도 가능하게 해 줘야 하는게 인간의 도리 아닌가? 그들의 집을 빼앗았으면 빼앗긴 힘 약한 네 탓이니 네가 알아서 살라가 아니라 걔들도 살 집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은가? 적어도 나의 도덕률은 그렇다. 그게 캣맘의 대열에 합류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