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제돌이의 눈물

사회선생 2013. 8. 5. 21:39

 2013년 7월 18일 제주도 앞바다에 방류된 제돌이가 8월 3일 돌고래 무리에 합류한 것으로 관찰됐다고 한다. 제돌이와 함께 방사된 춘삼이도 무리에 함께 합류했단다. 반가운 소식이다. 제돌이처럼 동물원에서 인간의 구경꺼리로 살던 동물들이 다시 자유롭게 자기들만의 삶의 방식을 찾는 날이 언제나 올까? 

 물론 모든 동물원 동물들의 방사가 답은 아닐 것이다. 호랑이나 사자같은 맹수도 동물원에서 태어나 인공 포육을 하면 야생으로 돌아가도 적응하지 못한다. 동물원 동물은 이미 던져주는 먹이에 목숨만 연명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 되어 버렸다. 대부분 면역력은 극도로 낮은 상태이며, 기후가 자신들이 사는 곳과 맞지 않아 질병에 노출되어 있고, 스트레스로 자기의 새끼마저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암컷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동물들에게 야생 방사는 오히려 사지로 모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제돌이는 4년 전 불법포획된 돌고래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조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야생 적응 훈련을 통해 방류에 성공할 수 있었다.  돌고래는 인간과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지능이 높은 동물이다. 실제로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제돌이의 사육사도 제돌이와 헤여지면서 “제돌이가 저를 오히려 보듬어주고 위로해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을 원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제돌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일이 아니라 서로 놀고 기대는 시간으로 생각했다”고 하며 "원래 근무시간은 오후 6시까지지만 제시간에 퇴근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조련사도 제돌이를 사랑했으리라...동물과의 교감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는 세계이니 그의 감정이 충분히, 제돌이의 감정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제돌이의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 정말 인간의 해석대로 곧 바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쁨의 눈물인지, 그 동안 돌고래쇼를 하며 일심동체처럼 지내왔던 조련사와의 이별이 슬퍼서 흘리는 눈물인지, 자기 삶을 생각하는 회한의 눈물인지... 이 모두 인의적인 해석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제돌이는 바다에서 돌고래들과 어울려 살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과 인간은 동물을 놀이의 대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동물의 생김새와 외모와 습성, 유용성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동물원의 기원은 그다지 교육적인 것에 있지 않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기네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동물'을 식민지에서 포획해 과시하며 정치적 선전 도구로 삼았다는 것을 알까? 진정한 교육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제돌이의 방사로 동물원 동물들의 복지를 논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2013년 5월 11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 가두리로 가는 배안에서 '제돌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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