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난 착한 사람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회선생 2019. 8. 1. 23:00

인간이 친해지는 데에 뒷담화만큼 도움이 되는게 있을까 싶다. 사실 뒷담화를 하면서 친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뒷담화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해하기 힘든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함께 모여서 교장 욕을 하다가 갑자기 교장이 들어오면 콧소리 내며 벌떡 일어나 "교장선생님, 차라도 한 잔 하실래요? 뭐 타 드릴까요?" 이런 사람에게 나는 적응하기 힘들다. 이런 사람은 두 부류 중 하나이다.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목적 지향적 인간이거나 누구에게나 착하고 이쁜 공주로 추앙받고 싶은 착한 인간 컴플렉스를 가진 인간이다. 그런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예의바르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같이 스위치가 빨리빨리 안 되는 인간을 인격적으로 미성숙하며 거칠고, 처세에 능하지 못하며, 지혜롭지 못한 사람으로 본다. 일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나 역시 공주처럼 생긴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칭찬받는 공주를 꿈꾸던 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어릴 때부터 동화를 많이 본 탓이다. 좌충우돌 사회 생활을 하면서 애시당초 칭찬만 받는 공주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신념대로 사는 삶은 미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 때에 읽었던 논어가 나를 조금 위로해 주었다. 



논어 ‘자로(子路)’편에 이런 대화가 나온다.


子貢問曰

鄕人皆好之何如

子曰 未可也

鄕人皆惡之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은 어떠합니까?”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다.”

“그러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은 어떠합니까?”

“그 역시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다. 마을의 선(善)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마을의 불선(不善)한 사람들이 미워하는 사람만 같지 못하다.”


물론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나같은 범인이 온전히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숙고하고, 숙고하고, 옳은 길을 신념대로 살아보려 한다. 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것에 대하여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물론 공주는 결코 될 수 없어서 무수리의 힘들고 불편한 삶을 살아야 하지만, 그리고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옳다고 생각하는 길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칭찬까지 받아가면서 그 길에 동조한다면 자존심이 너무 상할 것 같다. 일제강점기에 할 수없이 일본의 정책 대로 사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들의 앞잡이가 되어 그들에게 칭찬 받는 삶을 살 수는 없을 것 같은 그런 기분?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우리가 썼던 사회문화 교과서의 성불평등 부분을 어떤 일베가 미친 페미니스트의 작품이라고 깠다. 매우 불쾌했지만, 제대로 썼기 때문에 일베에게 공격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의 미움에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너무 교만한건가? 인격의 미성숙함을 나름대로 정당화하려는것 쯤으로 이해해 주시길! 


아, 그나저나 내가 여행가면 우리동네 길냥이와 떠돌이 개는 어떡하지.... 폭우가 내리는날에도 와서 싹싹 밥그릇 비우고 가는 녀석들인데... 부모님께 부탁을 하긴 했지만 내 마음 같지는 않을텐데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