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사회선생 2018. 11. 16. 11:02

어차피 모든 학문은 언어로 돼 있다. 모든 연구물은 국어든 영어든 언어로 되어 있다. 과학 쪽은 수학적 언어까지 필요하다. 대학 수학 능력 시험에서 기본적인 학문 언어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어, 영어, 수학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어 영역에서 문법이나 문학을 넘어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 지문까지 출제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출제를 하려면 탐구 영역을 폐지해야 한다. 대학에 가기 위해 기본적 독해 능력만 있으면 되지 왜 지리학과에 갈 학생이 윤리와 사상 공부를 해서 수능 점수를 따야 하고, 철학과에 갈 학생이 한국지리를 공부해서 시험을 봐야 하는가?  모든 학문이 한 길로 통한다고 해도 굳이 대학 입학 시험에서 그럴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독해 능력을 보면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능은 한계에 봉착했고, 사탐과 과탐의 선택 제도는 억지스러울 뿐만 아니라 학생의 다양성을 보장해 주는 방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사탐과 과탐에서 답을 고르는 능력과 대학 수학 능력과의 직접적인 관련성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끈질기게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사탐과 과탐의 사교육 시장과 교사들의 밥그릇 싸움 때문에 그런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국영수가 주요 과목이 되어 현행대로 가며 탐구가 폐지되거나, 읽기와 쓰기 시험으로 수능이 재편되어 읽기에서 국어, 사회, 과학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지문이 출제되어 사탐, 과탐을 과학적 글을 읽는 능력을 확인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학교 현장에서도 사회와 과학에서 개념과 원리의 학습에서 더 나아가 글읽기와 쓰기 교육을 중심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읽기 시험을 하나로 통합시켜 그야말로 독해 능력을 묻는 문제로 출제되면 오히려 더 수학 능력에 부합되는 것 아닌가? 

어제 수능을 본 학생들이 울먹인다. 언어 영역이 너무 어려웠단다. 그들을 보며 생각나는대로 끄적끄적해 봤다. 진정한 대학 수학 능력이란 무엇일까. 생각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