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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사회선생 2018. 2. 19. 15:12

TV를 트니 동계올림픽 중계가 한창이다. 동계올림픽 유치때부터 굳이 애써 이걸 유치할 필요가 있는지 의아했다. 두 가지 이유때문이다.첫째는 환경 파괴, 둘째는 소수의 스포츠 제전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은 만년설, 아니면 적어도 겨울이 아주 긴 지역에서나 개최할 만하지, 나무들이 울창한 산 깎아 내고 인공설 뿌려가며 스키장 만들고, 썰매장 만들고, 여기저기 빙상장 만들고, 대형 선수촌 만들면서 유치할 만한 일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이익이 없다면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멋진 명분과 훌륭한 신념같은 것이라도 받쳐줘야 하는데 그것도 딱히 떠 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동계스포츠는 그 성격상 저변 인구가 매우 적다. 때문에 주로 겨울이 긴 북반구에 위치한 선진국들의 제전이고, 우리나라 안에서도 동계스포츠의 경우에는 보든 하든 즐기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그런 제전을 위해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이 낭비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어 평창 지역을 중심으로 세워진 동계 스포츠 시설들이 추후 지역 주민들의 생활 스포츠의 장으로 활용될지도 의문이다. 하계올림픽이야 다양한 시설들이 사계절 내내 공연장이나 주민들의 체육센터로 잘 활용되는 것을 보았지만 - 88 올림픽 공원은 지금도 매우 좋은 지역 시설로 그 역할을 비교적 잘 하고 있다 - 동계스포츠는 강원도 산간 지역이라 이용 인구도 적을 것 같고, 겨울철에만 즐길 수 있는 한시적인 공간이 많아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그 효용이 비용 대비 별로 없을 것 같다. 동계올림픽 경기장이 만들어졌다고 봅슬레이 타는 사람들이 많아질거 같지도 않고, 컬링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지도 않다. 또 동계올림픽 한 번 했다고 동계스스포츠 강국이 될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이제는 스포츠강국이 되야 할 필요성도 잘 모르겠다. 국가홍보역할은 스포츠 강국이 아니어도, 이제 방탄소년단같은 아이돌이 제대로(?) 해 주고 있지 않은가? 생활스포츠 인구의 저변 확대가 스포츠 정책의 목적이 되어야지, 스포츠 강국이 되어야 한다는 목적은 이제 시대착오적이다.

이제 올림픽에서는 순수한 아마추어리즘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해외의 유능한 감독과 코치들을 기용하여 훈련하고, 기량을 정상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한다. 이건 아마추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은가? 그냥 프로리그 정도로 족할 듯. 게다가 이제는 국적도 자유롭게 선택하는 시대 아닌가? 국가대표의 의미도 과거에 비해 점점 퇴색되고 있고... 스포츠를 통해 국가의 위상과 부를 과시하는 것도 제국주의적 산물처럼 느껴지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청춘을 바치며 땀흘린 선수들의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국적을 떠나 어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을 연마하며 외길을 달려온 사람들에게는 경외감이 든다. 그런데... 그것을 보자고 이 큰 행사를 열기에는... 그냥 캐나다나 러시아나 미국 아니면 알프스 어디메쯤 가서 만년설 보며 하면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훨씬 좋을거 같은데... 난 평창의 저 스키장을 보면, 사라진 나무와 숲과 동물들이 생각나서 몰입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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