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어차피 금메달도 못 딸텐데...

사회선생 2018. 2. 21. 21:43

'어차피 여성팀추월 경기는 금메달도 못 딸텐데 대충해라' 이런 분위기였나보다. 그래서 팀워크가 중요한 경기임에도 함께 훈련시키기는커녕 선수들끼리 대화 한 번 하지 않는 냉랭한 분위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조장 혹은 방관했나보다. 그리고 금메달 딸만한 선수들만 선별하여 훈련시켰나보다. 이게 올림픽 정신인가? 빙상연맹인지 협회인지 관심이 하나도 없는 집단이었는데 갑자기 훅 관심갖게 한다.

하긴 몇 년 전 안현수가 빅토르 최로 개명하며 러시아로 귀화할 때에도 빙상연맹의 악취가 스물스물했다. 그 때,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승부조작, 폭행, 파벌 등 비리들이 정리된 줄 알았는데 최근 심석희 선수가 폭행당했다는 기막힌 뉴스에 이어서 여성 팀추월 경기에서 보여준 김보름 선수의 매너와 기자 회견장의 감독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 달 전에 했다는 노선영의 인터뷰 내용을 다시 찾아 되새김질하게 해 준다. 

아무리 봐도 빙상연맹의 스포츠 정신따위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린지 오래 전인듯 하고, 빙상연맹은 무조건 금메달, 되는 선수만 여전히 스파르타식으로 밀어붙이나보다. 그래서 잘 하는 선수는 금메달의 압박에 힘들어하고, 못 하는 선수는 소외감에 힘들어하고 있었나보다. 그리고 그들 간에는 위화감이 조성되고... 아무리 금메달의 가치가 국가브랜드 파워를 최상으로 끌어올린다지만 - 난 이것에도 동의하기 힘들지만 어쨌든 그렇다쳐도 - 어떻게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들을 빙상협회에서 이 따위로 이끌어가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금메달이 모든 것을 용서해준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돌아가는 판을 보니 김보름선수가 금메달을 딴다고해도 별로 분위기 좋아질 것 같지 않다.

문득 우리네 학교는 학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잘 하는 학생들은 명문대에 가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못 하는 학생들은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끼면서 힘들어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데 학교에서는 무조건 하면 된다고 될 만한 학생들만 선별하여 어떻게든 명문대에 보내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어부치고 있지는 않은지.. 그들 간에 괴리감이 커지고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아무리 서울대 합격생 수가 인문게 고등학교의 위상을 결정한다고 해도 교육의 가치가 그에 있는 것은 아닐게다. 아, 진짜 누가 교사 아니랄까봐 여성팀추월 경기를 보면서도 학교가 투영되는지 원. 직업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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