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로 참여했던 중학 사회 교과서가 드디이 길고 지루했던 과정을 끝내고 완성본으로 나왔다. 표지도 산뜻하고 이쁜데 무엇보다 나를 미소 짓게 한 건 단원 마무리 142쪽에 있는 우리 해리의 사진이다. 나의 사심을 살짝 녹여 놓은 페이지이다.
교과서에는 특화 페이지가 있다. 특화 페이지는 범교과 학습을 위한 특별 페이지를 의미하는데, 교과의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의미있는 내용으로 구성한다. 특화 페이지에서 다루는 주제는 안전교육, 진로교육, 인성교육, 환경교육, 민주시민교육, 인권교육, 금융교육 등 다양하다. 나는 편집팀으로부터 인성과 진로가 결합된 페이지로 꾸며 달라는 '까다로운' 주문을 받았다.
인성과 직업의 결합이라...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동물 보호 운동가'를 떠올렸다.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이는 절대로 할 수 없으니 인성과 직업이 잘 결합됐다고 스스로 만족하면서... 물론 '그게 직업인가?' 살짝 회의가 들기도 했다. '직업이 될 수도 있지! 또 직업이 아니면 어때? 생활 속의 동물보호운동은 그 자체로 인성교육이고 의미있잖아.' 그런 생각을 하며 작업했다.
원고를 넘기며 사진은 뭐가 적절할까를 묻는 편집팀의 말에, 내가 말했다. "혹시 강아지 사진 필요하면 우리 해리 사진 쓰세요. 인물도 좋고, 표정도 좋아서 누구나 '아, 귀여워 함부로 하지 말아야지' 그런 생각하게 할 겁니다. 모델로 나쁘지 않아요. 게다가 저작권, 사용료 일체 없습니다." 그래서 데뷔하게 된 우리 해리.
부디 우리 해리의 미소를 보며 우리 학생들이 '동물을 함부로 하면 안 돼. 그건 아주 나쁜 짓이야.' 생각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참! 하나 더. 현대사회의 변동 단원 도입에서는 가족의 변화 양상에서 반려견을 가족에 포함시키려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다음과 같이 구성했다.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면 내려야 하는데 다행히 이제는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반려견을 가족으로 보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도 적은 것 같아 살아 남을 수 있었다. 동물을 존중하는 것이 특별한 가치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가 되는 날이 빨리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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