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가족과 여행갔다가 넘어져서 좀 다쳤다. 외출이 불가능한데다가 몸이 불편하니 집중해서 무슨 일을 하기도 힘들어져 빈둥거리고 있다. TV를 틀어놓고 있자니 김정남의 암살 소식이 눈길을 끈다. 무슨 조선시대 왕자의 난도 아니고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어이없다고 생각하다가... 어이 없는 일들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뒤를 잇는다.
자기 형도 저렇게 죽이는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가지고 걷잡을 수 없이 돌출 행동을 하고, 이를 응징하겠다며 트럼프가 앞뒤 안 가리고 무력으로 나서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이를 막겠다며 개입하고, 일본은 겉으론 평화주의자인척 하며 뒤에서 부채질하고.... 하도 어이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트럼프와 김정은 같은 사람이 충돌하면? 끔찍한 상상이 된다.
전쟁이 일어나기 딱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미국 일본이 불경기라고 징징거리고 있지 않은가? 역사적으로 불경기가 극적인 호경기로 전환되는 데에는 전쟁이 가운데에 있었다. 미국의 대공황은 유럽의 세계 대전으로 종식되었고, 우리네 6.25는 일본을 경제 대국으로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를 살리는 데에 이웃 나라의 전쟁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있을까?
전세계의 그 많은 분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선진국의 무기 산업 때문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힘센 미국이나 프랑스 등이 개입하여 분쟁을 종식시키면 더 힘센 그 나라들의 무기산업이 타격을 받는 구조라서... 정치적인 액션만 취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하진 않는다는. 그리고 선진국이 그 많은 무역 적자에도 여전히 강대국일 수 있는 이유는 거대 무기 산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무사태평한 것보다 대형사고라도 한 번 나 줘야 GDP에 잡히는 생산이 증가하는 성장의 의미와 방식. 그것이 살아있는 한 우리의 삶은 전쟁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경제 구조 속에서 김정은과 트럼프 같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정치 지도자들이 자기네 나라 살리겠다고 무기 자랑하기 시작하면? 제발 말도 안 되는 나만의 상상으로만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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