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해지려면 - 출처 : 인터넷한국일보 2011/06/09

사회선생 2011. 12. 27. 17:27

반려동물문화가 성숙해지려면…

개ㆍ고양이 카페 성업 속 줄지 않는 유기동물, 아이러니한 현실
인간, 반려동물, 지역사회 함께 사는 방식이란 인식 확산 절실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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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안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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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온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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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온 의료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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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온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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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안해, 고마워'

한국사회에 반려동물이 급증한 건 2002년 전후다. 당시 입양된 개와 고양이가 올해 10살쯤 되었다는 뜻이다. 이들의 평균 수명이 15~20년인 것을 감안하면, 반평생 이상이 훌쩍 지나갔다.

그동안 도시의 풍경도 변했다.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서비스' 공간이 문을 열었으며, 고양이 카페가 성업 중이다. 빌딩숲 사이로 동물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만큼 반려동물문화도 성숙했을까.

동물 전문 출판사 책공장더불어의 김보경 대표는 "아니"라고 말한다. "반려동물문화는 애완동물문화가 아니다. 단순히 내 개를 예뻐하는 게 아니라 인간과 반려동물, 지역사회가 함께 사는 방식이라는 뜻"이라는 데 비추어보면 말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 자체가 사회적 관계를 담고 있다. 일생을 함께 하는 짝 같은 동물이라면, 이해와 존중의 의무는 당연히 뒤따른다. 한 사회에서 반려동물문화가 성숙하면 생명과 환경에 대한 의식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줄지 않는 유기견 숫자, 길고양이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 구제역 발생에 대응한 '살처분', 서울시민의 문화 공간으로 마련된 세빛둥둥섬에서 열린 럭셔리 브랜드 모피 패션쇼 등이 증명하듯 한국사회의 생명과 환경에 대한 감수성은 여전히 둔하고, 이들 현상은 곧 반려동물문화의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동물 보호 활동을 하는 이들 중 대부분이 반려동물과의 교감에서 출발해 사회적 의식으로 다다른 경우죠." 한국동물복지협회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의 증언은 지금 반려동물문화를 재점검해보아야 하는 이유다. 동물과 오래 동행해온 이들은 이 관계가 메마르고 병든 인간 중심적 문명에 대한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한다. 동물을 향한 선의는 곧 환경을, 따라서 인간을 향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반려동물문화가 있을까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받아들이는 데 가장 부족한 것은 '왜'와 '어떻게'였다. 반려동물이 외롭고 소외된 현대인의 친구이기에 받아들일 것인가? 귀여워하고 예뻐하기만 하면 반려동물과 사는 것은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인가? 이런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할 정도로 반려인도 이 사회도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한국사회에 반려동물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뭘까. 김보경 대표는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에서 "변화에 비해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마당에서 남는 밥을 처리하는 존재로부터 같은 생활공간에서 지내는 가족의 일원으로 동물의 신분은 달라졌지만 관계에 대한 논의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신발을 벗고 바닥에 앉는 좌식 문화, 개 식용 문화 등도 영향을 미쳤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인 임순례 영화감독은 "개 식용 문화가 가장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먹을 수 있는 종이라는 인식이 너무 뿌리 깊어 동물 보호 운동도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느껴질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