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반려견의 안락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사회선생 2011. 6. 1. 09:53

키우던 반려견이 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할 때 고민되는 것이 안락사입니다. 하지만 저는 반려견과 오래 함께 한 사람이라면 반려견이 보내는 메시지가 있고, 그것을 직관적으로 가족들은 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이지 않게 들리지만, 우리에게는 오랫동안 함께 해 온 가족들이 내게 보내는 무언의 느낌 같은 것을 갖고 있습니다. 반려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애니멀커뮤니케이터는 아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그 직관과 느낌을 믿는 편입니다.  사실 달리 방법이 없으니까요... 내가 애정을 갖고 있다면 관심을 갖고 있다면 말을 하지 않아도 반려견이 보내는 메시지가 느껴질 것입니다. 왠지... 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저 역시 힘든 시간이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립습니다. 두 달 전에 겨우 6살밖에 안 된 말티즈 미미가 악성림프종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야위고, 고통에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숨을 헐떡거리는 아이를 보면 어떻게 해 줘야 할 지 몰라서 가슴이 메어졌지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비틀거리며 힘들어했지만 미미는 무지개 다리를 건넌 날에도 낮에 잠깐 나가서 산책을 했고 - 너무 헐떡거리고 힘들어하면 찬바람을 잠깐씩 쐬어 주는 것도 괜찮다고 의사선생님이 권해서 취한 방법이었습니다. - 저를 따라다녔으며, 설사를 쭉쭉하면서도 화장실도 완벽하게 가렸으니까요. 당연히 저는 안락사 시킬 마음이 없었습니다. 힘들어했지만 미미가 죽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더 슬펐지요. 죽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인데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가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으니까요.

 

미미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미미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별 차도가 없었고, 저는 에니멀커뮤니케이터 하이디의 도움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하이디를 통해서 들려온 미미의 메시지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을 안다, 집에서 편안하게 죽고 싶다, 병원에서 안락사시키지 말아달라는 것이었지요. 제 마음과 똑같았습니다. 물론 저는 하이디에게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말과 아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전하고, 가족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 주었으면 좋겠는지 등을 물어봤을 뿐입니다. 결국 미미는 제 방에서 갑자기 돌아 누워 저를 빤히 쳐다보다가 가족들 모두 모아 놓고 그렇게 갔습니다. 정말 슬펐지만 저는 안락사 시키지 않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아이의 상태와 상황 등에 따라 다 다릅니다. 안락사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저 역시 아이가 병원에서 고통스럽게 목숨을 연명하는 상태였다면 안락사를 고민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가 아이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어느 정도 아이의 느낌을 알 수 있고, 위기 상황에서는 자신의 느낌과 직관을 따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앞서서 고통스러워할테니 보내주자고 섣불리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고통스러워도 하루라도 가족들과 함께 더 머무르고 싶어하는 아이도 있으니까요.

 

투병하고 있는 반려견과 함께 하시는 분들 모두 힘 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저희 미미가 떠난지 백일째 되는 날인데, 미미가 좋아했던 닭모래집 간신을 좀 사서 미미 무덤에 가 보려고 합니다. 화장해서 나무 아래 묻어주었거든요. 여전히 눈물나게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