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믿거나 말거나 이상한 경험

사회선생 2013. 11. 20. 12:30

오래 전 인디언들은 동물과도 교감을 하고,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믿었다는데 나도 인디언의 피가 흐르나보다. 미미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동물과 교감하는 능력(?)이 생기더니 이제는 동물과 교감 정도가 아니라 감정 이입이 심하게 되어서 동물 학대는 물론이고, 동물들이 슬퍼하는 사진조차도 보기가 힘들다. 책공장더불어에서 새 책이 나왔는데- '동물 쇼의 웃음, 쇼 동물의 눈물'- 또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는 증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책을 소개하는 글에  사진이 몇 장 게재되었는데, 눈물이 뚝뚝... 슬픔이나 기쁨이 표정만으로도 느껴지는 것 같다.

 

http://blog.naver.com/animalbook/90185029937

 

한 번은 동물보호소에 봉사활동 갔다가 - 수 백 마리의 개들 중에서 - 매우 큰 개 한 마리에 필이 팍 꽂혔는데, 그 개를 보고 있자니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아무 근거도 없었고, 특별히 내가 슬플 일도 없었는데, 그냥 그 개가 매우 기구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 표정이 너무 슬퍼서 막 눈물이 났다. 아주 이상한 경험이었다. 혹자는 그러다가 애니멀커뮤니케이터되는거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진짜 애니멀커뮤니케이터를 경험한 나로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을 안다. 유능한 애니멀커뮤니케이터는 왜 슬픈지를 그림책처럼 풀어낸다. (과거에 하이디 라이트라는 애니멀커뮤니케이터에게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쇼킹해서 지금도 생각하면 서늘해진다.)

 친구와의 대화 중, "내가 요즘 미쳤나봐. 동물 관련 책을 못 보겠어. 사진만 봐도 너무 슬퍼서 막 눈물이 나." 이랬더니 아이를 둘 키운 내 친구가 "야, 그건 네가 동물을 좋아해서 느끼는거야. 난 우리 애들 어릴 때에는 소말리아 어린애들만 봐도 눈물 나서 미칠 뻔했다. 고만한 애들이 어디에서 학대 받았다는 얘기 들으면 피가 거꾸로 솟고, 어디에서 사고 나서 죽었다고 하면 눈물 나고... 누구나 어떤 대상에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 그런거야. 난 우리 큰 애 다섯 살 때인가... 약속 때문에 밖에 있다가 기분이 이상해서 집에 들어왔는데 얘가 머리가 찢어져서 징징거리고 있잖아. 텔레파시같은...그런게 있는 거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