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인간&교육

시끄러운데 조용하다

사회선생 2020. 3. 6. 20:19

코로나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TV만 켜면 사람들이 흥분해서 격앙된 목소리로 코로나 관련 소식을 전한다.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전문가인지 정치꾼인지 모를 사람들이 서로 쟤 잘못이라며 소리 높여 싸운다. 원래 우리 정치판에는 '싸움의 품격'같은 건 없는 데다가 곧 선거 때이니 이때다 싶어 서로 물어 뜯으며 죽자고 싸워 대는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서로 머리 맞대고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 지 힘 모아 논의해도 모자랄 판에...   

격리 끝내고 2주 만에 마트에 가니 참 조용하다. 금요일 오후의 마트는 가는 길부터 늘 북적였건만 월요일 즈음의 마트 같다. 병 걸려 죽든, 굶어 죽든 이거 다 죽게 생겼다고 어느 자영업자가 푸념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거 같았다. 늘 사람들로 북적였던 초대형 마트가 참 한산한 편이다.

코로나는 끝나지 않을거 같다. 바이러스가 우리 이제 그만 활동하자고 스스로 멈출 리는 없지 않은가? 증가세는 조금 주춤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 있는 한 새로 생긴 바이러스는 존재할거고, 사회 생활을 하는 한 전파될 거고, 이제 치료밖에 답이 없을 것 같다. 언제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둘 중 하나일거다. 확진자 수를 밝히는 것이 무의미해질만큼 무뎌지며 다들 사회적 거리두기의 임계치에 도달하면서 어차피 죽을 놈은 죽는다며 자포자기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든가, 그래도 확진자 수의 증가 추이가 조금 적어지면 그 정도로 정상이라고 자위하며 다시 일상 생활로 돌아가든가... 지금 후자를 바라고 모든 학교들의 개학을 3월 23일로 연기한건데 그런 기대감이라도 충족되길 바랄 뿐이다.

우주 여행도, 반려견 복제도 돈만 내면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바이러스는 인간의 문명을 다시 한참 뒤로 되돌려 놓았다. 운으로 살아 남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긴 뭐 세상 일이 인간의 의지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되는가? 원시 사회에서 오늘 사냥하다가 안 죽으면 다행인 것처럼, 오늘 바이러스 감염이 안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인간의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별 거 아니라고 신이 조롱하는 것만 같다. "니들 잘난척 해 봐야 그깟 바이러스 하나에도 절절 매잖아. 잘난척 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다방면으로 다각도로 다시 성찰하며 재정비해야 할 때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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