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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유감

사회선생 2022. 7. 26. 12:42

표절 시비로 시끄러워서 정말 표절인가 들어봤더니 전문가가 아니어도 표절이라는걸 쉽게 알 수 있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곡을 그냥 갖다 베껴 놓았는데,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초짜 작곡가도 아니고 수십년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몰랐을 리 없을텐데 어떻게 저런 짓을 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한 변명이 궁색하다.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작곡가라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그런데 자기가 좋아해서 매일 듣는 음악이라면 오히려 그렇게 똑같이 따라하기가 쉽지 않다. 알기 때문이다. 차라리 난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작곡가를 몰라요'가 더 설득력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디 길에서라도 우연히 들었다가 잠재 의식 속에 남아서 똑같은 음악이 튀어 나왔다는 편이 차라리 더 낫다. 뭐 이래도 저래도 용납하기 힘들다. 그는 소위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작곡가인자 인플루언서이자 셀럽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초짜 작곡가가 주목받고 싶고, 음반 내고 싶고, 돈 벌고 싶어서 그랬다면 동정이라도 가지, 어떻게 유희열이 그런 짓을 했을까?

 

그는 남의 곡을 들으면서 그것을 기반으로 창작을 하는 작곡 습관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의 표절 시비는 그 동안 그가 작곡했던 곡들을 모두 검증 대상에 올려 놓고, 표절 여부를 가리는 대중들의 작업(?)이 시작됐는데, 꽤 많은 곡들이 표절이라고 할 만큼 유사성을 띈 곡들이 많았다. 즉 그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외국곡을 선택한 후, 그것을 교묘하게 편집하는 방식으로 작곡해 온 것이다. 항상 그에게는 레퍼런스 곡이 있고, 그 곡을 따라한 셈이다.

 

나이 들면서 - 근 10년 가까이 그는 작곡하지 않고 방송인으로 살았다 - 창작의 어려움은 더 크게 다가왔을거고, 그 동안 그렇게 해도 먹혀왔던 대중들을 기만하며 이제 아예 대 놓고 베껴 버린 것이다. 자신이 베끼면 대중들이 뭐라고 하지 못할거라고 스스로를 과대 평가하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그는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오래 전에는 인터넷이나 sns가 요즘같지 않아서 비슷하게 베껴 놔도 표절이라고 시비 걸 사람들이 혼자만의 공허한 외침으로 끝났지만 지금은 이를 듣고 검증해 줄 수 많은 대중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었나보다.

 

유희열은 다시 대중 음악으로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다. 그는 편곡 능력은 뛰어났을지 모르지만 창작 능력은 없었던 것이다. 사람 착하고 좋아 보인다고 방송에서도 꽤 인기를 많이 얻어 다양한 프로그램에 나온 것 같은데 아마 당분간은 방송에서도 보기 힘들 듯 하다. 그는 세상 너무 쉽고 만만하게 보며 사는 교만한 사람이었나보다. 가끔 SNS의 힘이, 대중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