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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횡포같은데 왜 내 잘못이라고 하지?

사회선생 2021. 11. 19. 12:18

가전제품을 사용이나 할 줄 알지 원리에 대해 잘 모른다. 제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도 대기업 제품을 산다.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감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신뢰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최근 프리스비(애플전문스토어라고 한다)에서 아이폰을 구매했다. 프리스비에서 아이폰 액세서리를 찾다 에어택(AIRTAG) 제품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게 됐다. 도난당해서 이상한 곳에서 발견되었던 적이 있는 자전거에 붙여 놓으면 딱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에어택을 전용열쇠고리(AIRTAG KEYRING)와 함께 구매했다. 제품의 특성상 열쇠고리와 같은 부속 악세서리가 없이는 사용 불가능한 제품이었다. 환경을 생각한다는 애플사의 윤리때문인지 더 많은 수익을 늘리기 위한 기업의 목적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 고가 휴대전화기를 팔면서 어댑터 하나 안 끼워주며 친환경적 기업인척 하는게 좀 웃긴다. 그럼 차라리 신제품을 2년에 한 번 만드시지.  

 

에어택이 오자마자 뜯어서 매뉴얼을 대충 살펴 봤다. 깨알같은 글씨로 여러나라의 언어로 씌어져 있는 상품 소개서였다.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매뉴얼이 제공되는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품을 개봉해서 등록했다. 그리고 키링에 꽂아서 밖에 나가 자전거에 달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람?  

 

에어택을 자전거에 달아두고 들어왔는데, 어라 검색이 안 되는거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그렇듯이 나 역시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어? 내가 설치를 잘못했나? 왜 안 뜨지? 이건 고장나거나 할만한 제품이 아닌데.... 그렇게 시작된 나의 인터넷 서핑에서 난 애플에서는 절대로 알려주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에어택의 위치 제공 서비스를 한국에서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한국에서는 에어택을 실내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나는 다시 에어택 매뉴얼을 살펴봤다. 그런 설명은 없었다. 프리스비 사이트로 들어가서 에어택의 광고면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봤다. 상세설명에 깨알같이 한국에서는 제한적이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이렇게 중요한 정보가 가장 전면이 아닌 상세설명의 끝부분에 전혀 중요하지 않은 정보처럼 돼 있었다. 

 

난 환불받고 싶다고 전화했지만, 그 직원은 익숙한 듯이 이미 개봉해서 부착했으면 환불이 불가능하단다. 그리고 자신들은 한국에서의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알렸기 때문에 문제 없단다. 무슨 이런 거대 기업에서 양아치같이 장사를 한담. 마치 싸구려 생선 가게에서 위에는 싱싱한 생선을 올려놓고 아래에는 썩은 생선을 깔아서 포장해 놓고 파는 것같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이 아니라 애플사의 횡포같은데 이 무력한 개별 소비자의 힘이란. 아마 나처럼 에어택을 속아서(?) 산 사람이 많을 것이다. 소비자는 연대하기 어려운 고립된 사람들이라 이렇게 당한다. 아, 억울해. 방법이 뭐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