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때까지 쇼핑하라
요즘의 우리네 삶의 모습을 보면 어느 사회학자가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쓰러질 때까지 쇼핑하라.' 그런데 나는 그 다음 말을 하나 더 덧붙이고 싶다. '그래야 우리는 쓰러지지 않고 살 수 있다.'
우리네 경제 체제는 죽어라 쇼핑을 해 대야 유지된다. 경제 체제가 우리에게 던지는 강한 명제이고, 메시지이다. 피가 돌아야 사는 생명체처럼 돈이 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계속 죽어라 소비하고,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쇼핑이 필요에 의해 행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욕구때문에 하는거고, 하나가 충족되면 그 다음 욕구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쇼핑을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만족은 별로 오래가지 못한다.
왜?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TV만 틀면 먹어라, 입어라, 가봐라 도대체 사람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배 터져 죽으라는 거구만. 하긴 그러면 의료 산업에 도움이 돼서 또 좋아라 하겠지? 아, 짜증나.'
우리는 시지프스처럼 무거운 돌덩이를 지고 있지 않으면 그냥 한 순간에 몰락해 버릴 수밖에 없는, 채워지지 않을 욕망을 채워질 것처럼 착각하고 끊임없이 사 들여만 하는 삶을 강요받고 있다. 개인 의지같지만 사실 우리 경제 체제가 끊임없이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고, 우리는 그에 길들여진 것이다. 그런 인간의 삶이 옳은지, 정말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행동인지 나는 여전히 의문인데, 많은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단언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그런지에 대하여 우리 학생들과 논의해야 할 것 같은데, 경제 교육은 금융 교육 따위나 강조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돈 굴리기 기술(?)을 초딩 때부터 배워야 한다고?
우리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돈 많이 벌어 죽을 때까지 쇼핑하라고 가르치는 꼴이다. 하긴 그래야 경제 체제가 움직이니 그게 사회에 기여(?)하는 인간상인 셈이다. 경제적 욕망이 무엇인지, 우리네 경제 체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 지구적인 관점에서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 - 정말 그렇게 파괴하며 끝없이 생산하고 소비하고 싶어하는 우리의 욕구는 인간의 본성인지, 우리의 경제 행태가 우리의 삶의 터전을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기타 등등.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런 것을 생각해 보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국제적으로 불경기라고 한다. 그런데 불경기가 되니 재활용이나 중고 물품의 활용과 거래가 증가했다고 한다. 불경기가 되어야 친환경적인 소비 행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경제 체제가 본질적으로 갖는 문제 아닌가? 친환경적인 소비 행태가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올바로 살면 안 되는 체제라면 경제 체제의 문제 아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