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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북한, 왜 자꾸 투정인지

사회선생 2019. 10. 17. 09:50

북한은 아이로 치면 아주 어린, 본능적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아같은 느낌이다. 아주 유치하다. 월드컵 예선을 치르기 위해 북한에 갔던 우리나라 축구 대표 선수들이 축구 같지 않은 축구를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중계도 못하고, 취재도 못 하고, 싸 가지고 간 음식도 못 먹고, 호텔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인터넷도 못하고... 그런 상태에서 축구 경기를 한 모양이다. 그런데 축구도 축구가 아니라 격투기 배틀 한 번 해 보자고 할 심산이었는지 계속 욕을 해서 힘들었다고 한다. 참지 않으면 맞장뜨다가 몸도 다치고 귀국길도 험난해 질 것 같아 참았다는데, 이래가지고 어떻게 제대로 된 스포츠를 알 수 있는가? 이런 식으로 상대방 팀을 대우했다면 월드컵에 참가할 자격을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난 FIFA가 이런 북한의 행태를 보면서도 남북한의 개별 문제로 귀결시키면서 구경만 하는게 제일 이해 안 된다.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푸대접을 받고 왔다는 기사의 댓글들이 난리이다. 북한에 온갖 것 퍼 주며 친북정책 편 꼴이 고작 이런 대우 받는 것이냐는 비아냥거림으로 도배돼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난한다. 하긴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정책때문에 일정 수준의 지지층을 잃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북한이 이렇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을 선의로 믿고 대하며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전제하지 않으면 외교는 성립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전쟁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북한에게 아무리 퍼 줘도 돌아오는 건 배신뿐이라고 치자. 우리에게는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신뢰 기반을 구축하고, 평화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남북협력의 기저를 넓혀 나가는 길밖에 없다. 그 배신이 지속되지 않게 물심양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같이 대응해 봤자 감정적인 시원함은 좀 있을지 모르지만 평화 모드가 깨지면 우리는 잃는 게 더 많다. 북한의 배신에 발끈하여 반북정책을 펼친다고 해서 북한이 망할 것도 아니고(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미국이 애시당초 그대로 두지도 않았을거다), 전쟁을 할 것도 아니고(전쟁 한다고 통일된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전쟁은 이겨도 상처뿐인 영양가 하나도 없는 게임이다) 해서는 안 된다! - 결국 우리의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다. 북한과의 관계가 나빠져봤자 우리 경제 상황만 더 나빠진다. 물론 미국이 그런 우리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보느냐는 우리 정치와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북한은 지금 매우 초조, 불안하다. 그리고 그 히스테리를 만만한(?) 남한에 대고 화풀이 하는거다. 어쨌든 핵카드를 가지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다 얻어내고 싶은데, 뼛속 깊은 장삿꾼인 트럼프가 만만하겠는가? 줄듯 말듯, 김정은은 돌아버릴 지경일 거다. 성질대로 하면 그냥 확! 때리고 싶겠지만 그래봤자 자기들이 얻을 수 있는게 없다는 것도 알거고, 남한이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남한도 미국 앞에서는 북한과 뭐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의 저런 행태가 아무 것도 가진 건 없고, 지기는 싫고, 자존심은 있는 아주 어린 아이가 땡깡 부리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이가 아니니 훈계를 할 수도 없고, 기분은 몹시 나쁘고 불쾌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북한 선수들이 왔을 때에 똑같이 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그럴 필요가 뭐가 있나? 우리는 땡깡 안 부려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데... 그냥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자유롭게 구경하고 가라고 하며 그냥 축구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 욕하지 말고, 몸싸움하지 말고, 우아하고 품위있게 그들을 대하는 것이 더 큰 복수(?)가 아닐지... 내년에 북한 선수단이 와야 한다던데 그냥 클래스가 다르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 주고 보냈으면 좋겠다. 귀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너무 이상주의인가? 희망을 갖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사실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