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3학년 학생들이 공짜라고 급식을 먹고 갈까?
고3은 무료급식이 행해지고 있다. 등록금도 무료이다. 학비의 국가 부담은 마땅히 행해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돈 갖고 내가 공부했는데 왜 국가가 간섭하냐고 큰 소리 칠 일 없게 하기 위해서라도 학비는 국가가 부담하고, 적절한 임금 조정에 국가는 개입해야 한다. 자유에 맡겨 양극화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어쨌든 문제는 고3 교실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무료 급식은 그냥 식판 위에 한 번 올라가지도 못하고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있다. 학교에 다녀야 하는 수능 전까지는 그래도 학교에 나와서 어쨌든 밥을 먹는다. 지금의 경험으로 비추면 실기하겠다는 예체능 학생들 몇몇 외에는 그래도 학교에 나와서 7교시까지 하고 간다. 당연히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무단 결석이 한 반에 열 명 가까이 되고, 왔다가 그냥 가겠다는 아이들도 서 너 명씩 내려온다. 그런 아이들을 담임 교사가 말릴 수도, 막을 수도 없다. 공짜니까 밥은 먹고 가자고 하면 매우 고맙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자란 학생 세대에게 그런 생각과 행동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절대 안 먹고 간다. 가면서 사발면을 사 먹을지언정....
작년까지는 무료 급식도 아니었고, 개인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수능 이후에는 대부분 급식 신청을 하지 않았고, 일찍 보냈다. 그래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무료 급식이라 학교에서는 일단 무조건 신청할거다. 학교 입장에서야 공짜인데다가 학생들을 7교시까지 잡아 둘 수 있는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그게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확신컨대 학생들은 학교나 교사의 의도대로 절대로 잡히지 않는다. 수능 전과 수능 후의 학생들은 극단적 입시 스트레스 만큼이나 극단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급식 신청을 했다고 한다. 벌써 그 음식 쓰레기가 보이는 듯 하다. 엄청난 음식 낭비, 세금 낭비, 환경 오염이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현실을 무시한 입시 정책과 일정이 이젠 세금 낭비와 환경 오염까지 가져올 태세이지만 아는지 모르는지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건지 - 공짜니까 - 교육청이나 학교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