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이재명과 유기견 행복이

사회선생 2018. 10. 17. 14:57

이재명의 성남 시장 시절, 그는 동물보호단체 카라에서 행복이라는 유기견을 입양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천만이라니 표심을 얻기 위해서 반려동물 입양 코스프레 정도는 해 줘야 자신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으리라. 정치적 계산이 빠른 사람이니까. 원래 강아지와 아기는 이미지 광고를 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다.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은 늘 그렇듯 떠들썩하게 행복이를 입양했고, 종종 행복이는 그의 인터뷰 배경 화면 혹은 사진, 그리고 그가 성남시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등장하기도 했다. 

내가 그의 입양을 정치적 행위에 불과했다고 단언하는 이유는 이재명 시장이 정말 개를 좋아해서 입양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성남 시청 한 귀퉁이에 개를 두고,  시 공무원들에게, 시 예산으로 행복이의 관리를 맡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를 좋아해서 입양한 사람들은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보살피고 함께 교육하며 그렇게 산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식구가 되어 간다. 직원이 아니라...

그에게 행복이는 홍보 담당 하급 직원 쯤이었으리라. 급기야 그는 경기도지사가 되어 성남시청을 떠나면서 행복이 따위는 잊어버렸고, 그 사실을 안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행복이의 근황을 살피며 항의하자, 자신이 경기도청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했다. 그의 행복이 케어 방식이 이전과 달라졌을 리 없다. 결국 행복이는 다시 동물보호소로 오고 말았다. 제 때에 치료받지 못한 관절염으로 앞다리를 절룩거리며...

채플린의 영화 '위대한 독재자' 한 장면이 떠오른다. 독재자는 자신의 대국민 이미지 제고를 위해 카메라 앞에서는 아기를 안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액션을 취하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아기를 내던지다시피한다. 정치인들 중에 개를 사랑스러워 죽겠다고 하며 끌어 안고 사진 찍은 후 이렇게 말할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요즘 정치하기 힘들어 죽겠네. 이제 더러운 개까지 끌어 안고 인터뷰해야 하고... 야, 냄새 나고 개털 날려. 빨리 데리고 나가!'  

잘 나가는 정치인들에게는 입양시키지 않는 편이 낫다. 공연히 그들의 쇼에 소재로 이용만 당하다가 팽 당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 입양도 안 된다. 돌보는 사람에게 일이 된다면, 그리고 공금으로 그들을 돌봐야 한다면 이는 제대로 케어되지도 않을 뿐더러 옳은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정말 동물을 좋아한다면, 선거 때에 포스터 찍으려고 입양하지 말고, 제발 정책과 법으로 동물보호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그게 더 훌륭하고 멋진 일이라고. 그리고 진짜 입양하고 싶으면 정치인 생활 은퇴 후  개와 함께 산책 정도는 충분히 해 줄 수 있을 때에 '진심으로' 입양하라고.... 이제 개 입양하는 정치인들의 속내까지 살펴야 하니 원. 동물보호단체들도 힘들긴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