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닭이 그 모양인데 달걀이라고...

사회선생 2017. 8. 15. 20:27

육식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상대적으로 달걀 섭취량이 늘었다. 그래도 달걀은 생명을 도살해서 생산하지는 않으니 일말의 죄의식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아서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양계장의 실태를 알고 난 이후에는 그 마저도 탐탁치 않아서 건강한 달걀을 생산하는 농장을 찾아야 했다. 양계장은 인간에 의한 닭들의 고문현장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을 할 줄 안다면 차라리 죽여 달라고 외치리라.  

생명을 엉덩이 돌릴 데도 없는 A4 용지 사이즈의 철창에 구겨 넣고 잠도 못 자게 환하게 밝혀둔 채, 호르몬의 교란으로 알만 낳게 하는데 어떤 닭이 질병과 기생충에 노출되지 않겠는가? 그 따위 환경에서 사육하니 조류 독감 한 번 오면 수 만 마리, 수 십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고, 온갖 기생충이 창궐하고, 그 기생충을 잡으려고 초강력 살충제를 온 몸이 흠뻑 젖도록 뿌려대고, 그 살충제는 닭과 달걀에 축적되어 인간에 돌아오는 사이클이 될 수 밖에 없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데, 단지 지금 밝혀졌을 뿐이다. 딱 1주일만 방사해도 지들이 알아서 모래목욕으로 기생충 모두 털어내는데, 인간은 그 1주일 조차 허락할 수 없는 환경에서 닭들을 키우고 있다.

원인이 사육 환경에 있으면 해결책 역시 사육 환경 개선으로 가야하는데 좋은 살충제, 안전한 살충제로 방향이 잡히는 걸 보면서 뉴스를 외면하게 된다. 동물의 사육 환경 개선은 법 개정이 필요하고, 가격 상승이라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며, 양계업의 생산비 증가로 큰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견적이 큰' 정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안전한 살충제, 좋은 살충제가 어디 있을까? 천연 향료를 이용한 살충제도 있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서 - 천연 제품은 화학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 대규모 생산 현장에서 사용할 리가 없다.  그러니 유기농이다 친환경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찾아대는 것 아닐까? 그것도 믿을 수 없지만. 당장 실내에 모기약만 좀 뿌려도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데, 과연 그게 인간에 무해할까? 좋은 살충제 뿌려서 먹는게 답이라니... 21세기의 인간은 피차 이익을 위해서 살충제도 먹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하나보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07008.html


http://media.daum.net/photo-viewer?cid=211454#20170815161806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