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정당의 개혁과 쇄신

사회선생 2016. 1. 8. 19:27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 당. 딱 떨어지는 명사가 아니고 앞에 수식어가 붙어있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이다. 새 누리를 자의적인 명사로 만들어 놓았을 뿐 새누리는 명사가 아니다.) 수식어 많이 쓰는 글이나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정당들 이름도 별로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학교에서 정치 수업 시간에 우리나라 정당 정치의 특징을 정치적 이념보다는 보스 중심이고, 이합집산이 잦아 정당명이 자주 바뀐다고 했는데 정말 살아있는(?) 정치 교육을 한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이다. 탈당 의지를 불사르며 정당명도 바꾸고, 개혁하겠다, 쇄신하겠다 난리이다. 그런데 쇄신하겠다는 사람들을 보니 참...

문득 학교 교실이 생각난다. 경험적으로 보관대 교실 분위기를 장악하는 학생이나 집단은 절대로 범생이 부류가 아니다. 아주 드물게 리더십이 뛰어난 학생이 한 명 있으면 분위기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정말 드문 일이며 기대하기도 어렵다. 대부분은 하위권의 소위 말썽쟁이들이 학급 분위기를 결정한다. 매일 지각과 결석을 밥먹듯이 하는 학생이나 교사 상관없는 막가파 학생, 깊은 수면파 학생들 몇만 있으면 솔직히 학급 분위기는 망한다. 어차피 공부 열심히 하는 애들 몇몇은 자아도 강하고 목표 의식 뚜렷한 애들이라 분위기에 별로 흔들리지 않는데, 문제는 마음 둘 곳 없는 다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다. 이들에게는 더 쉽고, 더 재미있고, 더 자극적인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마련이다. 나도 집에 가고 싶은데 옆에 앉은 애가 집에 가 버리면 갑자기 없던 두통이나 복통이 생기게 마련이다. 

쇄신하겠다는 정당마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 인재들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까? 칼자루는 쇄신 대상들이 여전히 들고 있는데... 아무리 좋은 인재 데리고 와 봐야 권력이 자신들에게 있고, 자신들이야말로 쇄신 대상들이기 때문에 결국 개혁은 하지 못한다. 쇄신을 하고 싶으면 '기득권 버리고 못 먹어도- 총선에서 의석수를 많이 차지하지 못해도- 고' 를 해야 하는거 아닌가? 안철수가 권력의 세를 넓히기 위하여 온갖 사람들 모아 세를 불리고, 김무성이 개혁 운운하며 젊은 사람 영입하고, 문재인이 뉴 페이스 찾아 불러들여도 자신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한 절대로 개혁은 되지 않는다. 현재 모든 정당의 목적은 무늬만 개혁이지 총선 의석수 확보이다. 개혁은 자기 반성과 기득권 포기에서 시작되어야 하는데... 이 쪽 저 쪽 나에게 유리한 쪽 기웃거리고 다니면서 개혁하겠다고? 이러다가 개혁의 사전적 의미가 바뀔 것 같다. 수구세력의 개혁정치? 진중권의 말대로 네모난 삼각형이라는 형용 모순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