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왜 안 보였을까?

사회선생 2015. 12. 1. 17:39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어린이 합창단이 추위에 떨었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비바람이 부는 추운 날 얇은 단복만 입고 몇 시간 동안이나 손을 오그리고 앉아 벌벌 떨어야 했나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나라 정치 현실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책임자인 장관은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서 그들이 보일 리 없었고, 실무자들 역시 거물급 어르신들 모시느라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앉아 자기 할 일 하고 있는, 힘없고 약한 어린이들에게는 시선도 가지 않았으리라. 어린이들은 내게 공천 줄 사람도 아니고, 내 평판에 영향을 미칠 사람도 아니고, 내가 잘 보여두어야 할 사람도 아니고... 그런데 어린이들에게 시선이 갈 리 있겠는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나 행정가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거기 모인 내로라 하는 정치인들 중 누군가가 너무 춥다고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모르긴해도 춥다고 하기 전에 담요며 핫팩이며 갖다 바치지 않았을까? 담요나 핫팩 하나 쥐어 주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관심과 배려가 없었던게다. 늘 해바라기처럼 해만을 바라보는 정치인들에게 어두운 곳, 추운 곳이 관심 있겠는가? 그 많은 거물급 정치인 어른들 중에 어린이들의 추위에 신경 쓴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현실이 참 슬프고 한심하다. 

그 어린이도 다 귀한 집 딸 아들이다. 내 자식이 거기에 앉아 있었다고 해 보라. 핏대 올릴 국회의원 많을거 같은데... 국회의원 신기남처럼 대학원생 자식이 시험에서 떨어졌다고 달려가서 대학원장 만나 뒷거래까지 할 만큼 적극성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많은 것 같은데, 왜 그런 상황에서는 적극성을 발휘하지 못했을까?  어린이들이 너무 추운 것 같으니 담요라도 덮어줘라, 핫팩이라도 하나 쥐어 줘라고 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가? 너무 슬퍼서 그걸 챙길 만한 경황이 없었다고? 뻥치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