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세상에 공짜는 없다

사회선생 2014. 5. 27. 14:05

 예상했던 일이지만 '김영란법'이 무산됐단다. 원래 인간이란 자기 기득권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물론 명분은 매우 다양하다. '공직자'의 범위가 너무 넓다, '대가성'이 없는 돈을 받은 사람을 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등 정말 '웃기는' 변명들이다. 그렇게 유능한 사람들이 취지를 뻔히 알면서도 그 취지를 살려 법개정 하나 제대로 못하다니... 만들기 싫은 법을 만들기 어려운 법으로 둔갑시키는 중이다. 지금까지 내가 누려왔던 기득권을 포기하기 싫다는 뜻이다.

 가장 황당한 것이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으면 직무관련성과 상관없이 무조건 처벌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해 부당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금품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말자는 이야기인데, 어떤 미친 인간이 자기의 피같은 돈을 아무 관련도 없는 자에게 갖다 바칠까? 정말 그런 돈이 있다고 믿는가? 권력의 위계 관계에서 바치는 것은 선불이든 후불이든 대가성 뇌물 아니면 장기적 사고 대비 보험료이다. 왜?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터놓고 얘기해보자. 그들이 국회의원이 아니면 그 돈을 그 누군가가 들고 와서 바치겠는가? 아닌 줄 그들이 더 잘 알지 않는가? 공직자의 대상 범위를 국회의원과 고위관료 등으로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공공기관으로 확대하면 된다. 세상의 모든 갑을 관계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선물 포장의 뇌물. 

 뇌물인지 선물인지 구별을 못하겠는가? 그럼 이야기해 보라. 지금 말고, 내가 은퇴하고 놀 때 - 정말 돈이 필요할 때 아닌가? - 그 때 갖다 달라고, 그 때 갖다 주면 선물로 알고 기꺼이 받겠다고... (하긴 그래도 워낙 깊은 커넥션으로 죽을 때까지 연결되어 있으니 그 때에도 뇌물이 될 수도 있겠다...) 그 때 가지고 올 돈이 아니라는 건 주는 이나 받는 이가 모두 안다. 그건 뇌물이다. 피차 서로 잘 알면서 아닌 척 하지 마시길.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