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아버지는 오랜 투병으로 빚만 남기고 떠났다. 당뇨병에 걸린 30대 중반의 큰 딸, 신용불량자인 30대 초반의 둘째 딸, 식당 일을 하며 그 둘을 먹여 살려야 했던 60대의 어머니만 남았다.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마저 팔이 골절되어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세 모녀의 생계는 막막해졌고, 결국 그들은 동반자살을 선택했다. 집주인에게 미안하다는 편지와 함께 월세 70만원을 남기고... 대부분 자살 사건을 접하면,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지. 그렇다고 왜 자살을 해?' 그랬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동반 자살을 했겠어...'
적극적으로 그녀들을 찾아서 도움을 주지 못한 국가가 원망스럽다. 국가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적어도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나 굶는 사람은 없도록 해 주어야 한다. 등붙이고 눈붙일 공간은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는 국가의 의무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복지의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특히 난치성 질환을 가진 사람이나 지적 장애인, 독거노인, 신용불량자 등이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저소득은 지원받기 쉽지만, 무소득은 오히려 지원받기가 어렵다고 한다. 소득 자체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은 지원받기 쉽지만, 무지한 사람은 지원받기 어렵다고 한다. 잘 알지 못해서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사각지대를 찾아 지원해 주어야 한다.
관심 가져 주는 이웃이나 주민 센터라도 있었다면 세 모녀는 그렇게 죽지 않았을 지 모른다. 어떤 사람도, 어떤 생명도 이렇게 비참하게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의 투병으로, 큰 딸의 질병으로, 어머니의 골절로 발생한 생활고로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그녀들의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227215008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