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교무실 환경 개선 예산

사회선생 2022. 2. 23. 21:20

교육부에도 써야 할 돈이 많은가보다. 교무실 환경 개선 사업에 사용하라는 예산이 3억 6천만원 책정됐단다. 교무실 바꿔주겠다는데 하나도 기쁘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귀찮고 번거롭다. 이유는 교무실 환경 개선이 마치 멀쩡한 보도 블록 깨 부수고 다시 까는 일처럼 무의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교무실은 정말 환경 개선 사업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다. 60명이 한 교무실에 근무하고 있다. 교장 제외한 교사 수가 총 73명인데, 교무실은 달랑 두 개다. 3학년 교무실에서 근무하는 교사 13명만 제외하면 한 교무실에 60명이 앉아 있다. 3학년 교무실도 분리 독립한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60명이나 한 공간에 앉아 있으니 번잡하고 시끄러울 때가 많다. 근무자 수가 많고, 거기에 학생들까지 수시로 내려오니 그럴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교재 연구야 뭐 각자 어찌 저찌 한다고 해도, 학생 상담철만 되면 담임들은 조용한 곳 찾아다니느라 난리다.  

 

교무실은 교사의 연구실과 학생 상담실로 사용되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규모화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무실 환경 개선 예산이 생긴다면 개별 학교마다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근무 환경을 개선해 주어야 한다. 장기적인 공사와 비용이 필요하다면 그에 맞게 예산이 책정, 집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공간 확보할 비용은 안 되고, 돈은 써야 하니 책상 바꾸고 복도 트는 공사를 한단다. 그러니 짐을 옮기는 교사들이 투덜거릴수밖에...

 

돈 주겠다는데 그 서비스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낭비처럼 느껴지는 이 아이러니함이란! 비단 학교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