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미투
''나도 당했다."
인권에 대한 인지 능력이 높아지고, 감수성이 커졌다. 게다가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면서 누구라도 기사를 터뜨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가 현재만 지배하는게 아니라 미래까지 결정할 수 있게 돼 버렸다. 지금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과거의 학교폭력으로 타격을 받고 있지 않은가? 모든 학교 폭력 미투가 사실은 아닐 수 있지만, 일회성으로 끝난 폭력이 아니라 지속적이었고, 구체적인 다양한 사례들이 열거되었다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피해자들 입장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약자를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했던 인간들이 현재 부와 명예와 인기를 얻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할거다. 물론 그 폭력에 대해 가해자가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으며 나름대로 개과천선의 과정이 있었다면 별 문제지만 피해자들 입장에서 보면, 그런 과정도 없이 잘 나가는 그들이, 그런 인간들이 잘 나가는 세상이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했으리라. 혹자들은 돈이 목적이다, 시기와 질투때문이다라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억울함의 기반은 시기와 질투가 아니라 정의감일 가능성이 높다. 잘못을 했는데 벌을 받지 않았다는... 그리고 오히려 벌은 자신이 받았다는...
성폭력 미투에서도 나타났지만, 대부분은 피해자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사회적으로 유용한 가해자' 편을 들면서 2차 피해를 입힌다. 이미 유명인사인 가해자들은 이미지와 업적으로 포장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왜 오래 전에 당할 때에는 가만히 있었냐고? 권력의 위계에서 피해자들이 당당히 싸우기란 쉽지 않다. 학생들 사이에 권력이 있냐고? 세살 아이들 놀이 문화에서도 권력은 나타난다.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학생들이 있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면 리더십이지만 나쁜 분위기를 만들면 폭력. 종이 한 장 차이다.
가해자들은 기획사라는 조직이 보호하고 있으니 그 뒤에 숨어서 '법조문'을 들먹이며 '명예훼손'으로 '응징'하겠다고 하나보다. 오래 전 일이라 증거도 없을거고, 사실이라고 해도 명예훼손에는 해당될 가능성이 높으니 피해자라는 사람을 조금만 압박해도 글 내리고 없었던 일로 만들기 쉬울거다. 피해자는 철저히 개별화된 개인이다. 이게 무슨 나라를 구하는 일도 아닌데 법정에까지 가서 "쟤가 나 욕하고 때렸어요."를 일관성 있고, 정확하게, 오차 없이, 다른 증인이나 증거까지 대면서 이야기하겠는가?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걸 기획사에서는 알고 작업을 하면 피해자들은 대부분 그냥 끝내려고 한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밝히고...
모쪼록 학폭 미투가 용두사미가 되어 피해자들만 억울하게 끝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폭력 문화를 근절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