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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우다

사회선생 2021. 2. 9. 17:04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운다는 말이 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이야기할 때 적절한 속담인거 같다. 서초 강남 송파 집값 비싼거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닌데, 그냥 내버려 두고 세금이나 제대로 걷으면 될 것을, 강남 3구 집값 잡는다고 손 댔다가 대한민국의 모든 부동산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폭등시켜 버렸으니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운 격이 아니고 무엇인가? 투기와 투자, 임대인과 임차인, 가진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배타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건만 정책을 세운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단세포적으로 생각을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의아할 뿐이다.

 

정부가 그렇게 잡고자 했던 양극화는 결과적으로 더 심해졌다. 집 가진 사람(특히 강남에)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경제적 격차는 이제 넘사벽이 돼 버렸다. 게다가 상대적 박탈감은 근로 의욕까지 떨어뜨렸다. 앞으로는 평범한 봉급 생활자들이 월급 모아 20억 넘는 강남의 20~30평대 아파트를 사는건 불가능한 일이 돼 버린거 같다. 대출도 막아 놨으니 더더욱. 아파트 가격의 상향 평준화. 정작 하향 평준화시켜야 할 건 상향 평준화시키고, 상향 평준화시켜야 할 부문에서는 하향 평준화를 시키고 있고... '정치꾼'들이 나라를 거덜내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코로나 핑계 대면서 소위 대선 주자들은 왜 남의 돈 가지고 생색내며 선거 운동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정치권력이 좋은게 남의 돈을 자기 돈처럼 쓰면서 생색낼 수 있다는데 있다지만, 지원금을 주겠다면서 간 보고, 생색 내고, 표 얻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이를 이용(?)해서 권력을 획득 유지하려는 정책이 아니고 무엇인가? 돈 준다는데 싫다는 사람 없을테니... 하지만 결국 모두 세금이고, 나중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들인데 이러다가 몇 년 후에 완전히 국가가 빚더미에 앉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부동산은 물 건너 갔고, 월급 받아서는 집 사기 힘드니 이젠 주식하라고 난리들이다.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들 이야기나 주식 투자를 권하는 방송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이제는 알랑햔 쌈짓돈까지 투자라는 명목으로 앗아가려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한 몫 벌지 않고서는 희망(?)이 없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해서 그 쌈짓돈까지 털어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대중에게 정보의 대칭성은 애시당초 없고, 적금처럼 묻어 놓을 만한 여윳돈도 별로 없을텐데 재테크까지 공부하며 주식을 하라니 원. 이러다가 개개인의 초가 삼간까지 태우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냥 평범하게 일하고, 평범하게 저축해도 평범한 아파트 한 채는 살 수 있는 '정상적인' 사회였으면 좋겠다. 주식으로 일확천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인터뷰같은 것은 보고 싶지 않다. 그건 전교 꼴등하다가 서울대 갔다는 격인데, 교사 생활 30년 가까이 하고 있지만 전교 꼴등하다가 서울대 간 학생을 난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냥 나라 돌아가는 꼴이 심란해서 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