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국제 분쟁을 국사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사회선생 2013. 7. 17. 14:43

 

 역사과에서 국사를 고교 필수 과목으로 이수하게 하고, 수능에서도 필수 과목으로 응시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나보다. 그리고 많은 언론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독도, 군대위안부 등의 문제를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솔직하게, 정말 툭 터놓고 이야기해 보자. 일본이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역사과의 주장대로 국사 공부 열심히 시켜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온 국민 모두 역사학자 이상으로 정확히 알게 되었다고 치자. 그러면 일본이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지 않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는 우리끼리 하는 역사 공부가 답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일은 역사학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해 주어야 하는 일 아닌가?)

 독도나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태도는 우리 국민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외교적 역량, 일본의 국내 정치·경제 상황을 원인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 대응을 하는 것이 문제 해결 방식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독도 문제에 관한 한 미국이나 중국을 우리 편으로 확실히 끌어당기든가, 아님 북한처럼 막가파식 대일 외교로 ‘그 따위 말’ 입도 뻥끗 못 하게 하거나.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국사 공부를 '의무적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 국사가 편재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통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는 심화선택 과목으로 자신이 필요한 과목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국사를 더 배우고 싶은 학생은 자유롭게 선택해서 공부하고 수능에 응시하면 된다. 그런데 왜 국사만 심화 선택에서 제외시키고, 수능에서도 필수가 되어야 하는가? 민족주의는 소중하니까? 과학강국이 되는 것도 소중하고, 민주시민이 되는 것도 소중하고, 우리말을 잘 지키는 것도 소중하지 않을까? 누가 무슨 근거로 기준을 세운다는 말인가?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국사 공부를 시켜도 제대로 학습이 되지 않거든, 학습 과정과 방법 등에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연구해 보기를 권한다. 수업 시수와 연한을 늘려 '특별대접'을 받으려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