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대통령의 담화를 들으며

사회선생 2016. 12. 2. 20:40

한 달 전쯤 일이 있어 거주지 구청에 갔다. 주택 관련 서류를 내야 했는데, 담당자에게 '이 서류 여기에 제출하는거 맞죠?'하며 내밀었더니, 거주지가 아니라 물건 관할지에 가서 제출해야 한단다. 낭패였다. 관할지는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랴. 담당 업무를 맡은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하니... 별 수 없이 막히는 도로를 뚫고 긴 시간 끝에 관할지 구청에 가서 서류를 제출했다. 그런데 그 담당자 왈, "거주지에 제출하셔도 되는데,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어요? 거주지 구청에서 저희에게 보내주게 되어 있는데..."

거주지 구청 담당자의 악의는 없었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담당자의 무지로 인해 시간과 비용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나는 대통령의 담화문을 보며 한 달 전 겪은 그 사건이 오버랩되었다.

책임을 가지고 있는 담당자의 업무에 대한 무지와 무능은 죄악이다. 결과적으로 선량한 다수의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그 피해의 정도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책임의 양에 비례하리라. 아무 것도 몰랐다는 말은 결코 면책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이제는 동정을 받을 수도 없다. 너무 크게, 많이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