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후배 P가 겪은 이상한 일. 결혼 전, 결혼을 예정하고 있던 어느 날, 약혼자의 학교 - 부부 교사이다. - 행정실로 누군가 전화를 걸어 '내가 아는 P교사가 그 학교의 교사와 결혼한다는데, 사실인지 알고 싶다. P 선생이 남자친구가 없었는데 갑자기 결혼한다고 해서 너무 궁금해서 확인하고 싶다'고 했단다. 단지 궁금해서 걸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집요하게 질문을 해서 행정실에서 교무실로 전화를 돌려주었고, 그 전화를 받은 P의 남편 친구는 아직 아는 바 없다고 하고 끊었단다. P는 남편을 통해 이런 사실을 전해들으며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남편도, 전화를 받은 남편의 동료 교사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을것이다. 그대를 사모했던 어느 남자가 술 마시고 전화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자, 여자였다고 그 전화를 받은 사람이 알려주었단다. P는 왜 자신에게 묻지 않고 굳이 그 학교로 걸어 확인하려 했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누구인지 알고 싶다고 하며 주변인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동료 교사 K 는 두 범주의 사람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했다. 염치같은 걸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궁금한 걸 못 참는 성격의 친하지 않은 아줌마거나 P의 결혼이 너무나 궁금하지만 직접 물어보기에는 껄끄러운 감정을 가지고 있는 샘 많은 젊은 여자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줌마와 젊은 여자 두 사람의 합작품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이 친하다면 옆에 두고 전화했을 거라고... K 역시 말을 함부로 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 중의 하나지만 K의 추리력은 나와 P를 솔깃하게 했다. 결국 P에게는 더 이상 소설 쓰지 말고, 그냥 잊어버리라고 했지만 정말 그런 전화까지 할 만큼 왜, 무엇이 궁금했을까? 누구였을까? 나도 궁금하다. 세상에는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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