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올랑드 대통령의 사생활

사회선생 2014. 1. 23. 19:06

 만일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밤에 변장을 하고 나가서 애인을 만나 연애를 하다가 파파라치에게 걸렸다면? 상상만 해도 재밌다. 야당은 대통령이 품위를 상실했다며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할거고, 여당도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며 당황스러워할거다. 국민들은 부도덕하다고 하려나? 아무리 생각해도 - 처녀 총각의 연애라고 해도 - 대통령의 사생활을 존중해 줄 것 같지 않다. 그런데 만일 상대가 유부남이었다면? 그건 뭐 정치 생명 끝남과 동시에 감옥까지 가게 될 것 같다. 탄핵소추 당하지 않을까? 내란죄도 아니고 외환죄도 아닌데... 무슨 명목으로 탄핵소추하려나? 탄핵소추와 무관하게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것 같다.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동거녀를 두고 다른 애인을 만나다가 파파라치에 걸려서 그의 삼각관계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30년간 동거한 첫번째 애인과 헤여진 후, 7년째 두 번째 애인과 동거해 오던 올랑드 대통령이 이번에는 그녀를 차고 세번째 애인과 살림을 차리려 하나보다. 그런데 프랑스 국민들은 개인의 사생활이라며 별로 관심없다고 한단다. 프랑스 시민들의 반응이 대통령의 행태보다 더 흥미롭다. 더 나아가 이 참에 프랑스에서는 퍼스트 레이디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한다. (동거녀라 안 된다는 것인지, 정식 결혼한 부인이라도 퍼스트레이디 제도는 없애야 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 하긴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이지, 그의 부인이나 동거녀를 함께 정치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니 퍼스트 레이디 제도는 비합리적이기는 하다. 선출직 정치인의 배우자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리에 딱 부합하는 제도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바람 피운 대통령' 임에도 불구하고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했다니 참 재밌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인가보다.

 정치인의 사생활과 도덕성을 별개로 볼 수 있을까? 정치인의 사생활과 정치인으로서의 전문성은 상관성이 없을까? 혼란스럽다. 뭐가 옳은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타인의 사생활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지 않는 문화만은 부럽다. 남녀평등이 실현되어 있고, 연애나 동거나 결혼, 미혼모나 미혼부가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 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에 형성된 문화인 것 같다. 아니 사생활을 존중하기 때문에 편견이 없는건가? 아, 여전히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