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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이용하지 말라

사회선생 2021. 1. 27. 17:31

연예인과 정치인에게 인기는 매우 중요하다. 인기는 연예인의 몸값을 올리고, 정치인의 표심을 잡기 위한 필요 조건 중 하나이다. 그들이 미디어의 힘을 빌어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거기에 반려동물이 ‘이용’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천만이 넘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며칠 전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박은석이 고양이 두 마리, 강아지 한 마리와 등장해 평범한 – 혹은 드라마처럼 연출된 – 일상을 보여주었다. 많은 연예인들이 그 프로를 통해 자신들의 삶 속에 함께 하는 반려동물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문제는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그는 반려동물을 ‘상품’처럼 ‘이용’했다는 의심이 든다는 점이다. 그의 SNS 팔로워들은 왜 방송에 나온 동물이 몇 년 전에 키운다고 했던 개와 고양이가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게다가 그의 대학 동창이라고 밝힌 한 사람은 대학 시절, 그가 보여준 행태를 비판했다. 여자 친구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키우던 비글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다른 종의 개를 데리고 왔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그는 책임감을 가지고 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아니며, 자신에게 필요한 장난감을 쇼핑하듯 동물을 사고, 싫증나면 어디론가 폐기 처분해 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합리적 추론에 대해 그는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 놓지 않았다. 아마 아직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옛날에 키우던 그 동물들이 잘 살고 있다는 하나마나한 답변을, 소속사를 통해 했을 뿐이다. 직업이 연예인이라고 해서 비연예인들보다 생명감수성이 높을 리는 없을게다. 하지만 대중의 인기로 먹고 산다면, 대중의 비판에 조금 더 성찰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건 아닐까? 
 
시대가 달라졌다. 아무리 우리 민법에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어도 천만 반려 인구의 삶 속에서 이미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쇼핑’과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교감하는 비인간 인격체이다. 인간은 아니지만 존중받아 마땅한 격이 있는 존재이다.
 
소위 잘 나간다고 하는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정말 동물을 좋아한다면 동물과 사진 찍기 놀이 하며 홍보 모델로 이용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동물을 위해서 조금만 써 달라고... 정치인이라면 법과 정책으로 동물보호를 위해 일해 주면 된다. 연예인이라면 동물보호를 위해 캠페인이라도 해 주면 족하다. 그리고 입양은 개와 함께 산책 정도라도 할 시간이 있을 때에, 무지개 다리 건널 때까지 함께 할 각오가 섰을 때에 해 주길 바란다. 그게 모두를 위해 가장 좋다.